출근 안 하려고 뒹굴고 뭉개고 하다가 결국 회사에 나와 앉아 있다.
역시나 내키지 않는 출근을 하니 바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블로그 이웃집 순례부터.
금방 마음이 따뜻해졌다.
한 번도 만난 적 없거나, 혹은 한두 번 만나봤을 뿐
그나마도 여러 해 전이라 가물가물한 사람들이 여전히 따뜻하고 좋다. 고마울 만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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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는 좀 많이 부아가 났었다.
점점 업무가 늘어나는데 그 업무들이 분명 윗사람의 할 일이다 보니
직속 상사고 뭐고 다 꼴도 보기 싫고 상황은 날이 갈수록 한심했다.
어쩌면 지나치게 감정을 드러냈는지도 모르겠다.
차라리 한 마디 더 해줬으면, 그러면 할 말 다 해버릴 텐데, 제대로 들이받아 버릴 텐데, 하는 기분도 들었다.
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. 속으로만 부글부글, 혼잣말로 중얼중얼한 게 전부다.
갈수록 참을성이 없어진다. 그건 큰 문제다. 나한테 흠이 생기는 거니까.
복잡할 땐 역시 화분 들여다 보는 게 제일 속 편하고 즐겁다.
사람보다 조용하고 고운 것들,
아무와도 말 섞고 싶지 않을 때도 얘네들이 최고다.
위에 사진은 책상 위에 놓고 키우는 선인장.
연초에 퇴사한 디자이너가 버리고 간 걸 데려다 키우고 있다.
쭈글쭈글하던 주름은 사라지고 이제 맨질맨질 단단하다.
대신 뾰족한 끄트머리가 부러졌는데, 그 자리에서 조그만 새끼들이 나오고 있다.
(부러진 끄트머리 동강은 산세베리아 화분에 심었다.
얘도 한참 말라서 비틀어질 듯하더니 이제 뿌리를 내렸는지 토실토실 단단해졌다 ^o^)
지금 나오는 것들 이전에도 새끼손가락 만큼 자란 새끼가 둘 있었다.
그 애들은 잘라다가 집에 다른 선인장들과 함께 모듬으로 심어놨다.
이번엔 무려 다섯 개나 된다. 사진에서는 세 개만 보이지만 뒷면에 좁쌀만한 것이 두 개 더 있다.
얘들도 지금 내 책상에 있는 애들.
앞에 너덜너덜한 것은 예전에 도예과 졸업생이 만든 것을 산 건데
날마다 물을 주었더니 저렇게 풍성해졌다. 근데 이름을 모르겠다.
뒤에 보이는 산세베리아 화분 두 개는 모두 입양한 애들이다.
앞쪽에 끈으로 묶어둔 것은 벌써 1년도 더 전에 출근길에 쓰레기통에 버려진 걸 주워왔고
(비루먹은 것이 아주 건강해지긴 했는데 새로 나온 한 자락만 저렇게
사진기에 담지도 못할 만큼 저렇게 멋대가리 없이 길어졌다 ㅡ.ㅜ)
뒤쪽 것은 얼마 전 퇴사한 동료에게서 물려받았다.
가장 최근에 들인 뒷자리 산세베리아는 잎이 쭈글쭈글하고 뿌옇다.
이뻐라 이뻐라 하고 있으니 조만간 반질반질 건강해지겠지.
잎이 탄탄해지고 윤기가 살아나면 산세베리아 화분 두 개를 한데 합칠 생각이다.
저런 플라스틱 화분 말고 갸름한 걸로 화분 하나 사야지.